세입자는 53만원, 집주인은 73만원? '전월세 안심신탁' 정체

 


요즘 부동산 뉴스를 보다 보면 "세입자는 적게 내는데 집주인은 더 받는다"는 제목이 자꾸 눈에 띕니다. 언뜻 보면 앞뒤가 안 맞는 얘기 같은데, 정부가 새로 추진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를 뜯어보면 나름의 구조가 있더라고요. 오늘은 이 제도가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세입자와 집주인 입장에서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목차

  1. 전월세 안심신탁이 대체 뭔가요
  2. 세입자는 왜 53만원만 내나요
  3. 집주인은 왜 73만원을 받나요
  4.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전월세 안심신탁이 대체 뭔가요

기존 전세 계약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직접 건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집주인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거나 전세금을 다른 곳에 써버리면, 계약이 끝나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전세사기' 위험이 늘 존재했어요.

안심신탁은 이 구조 자체를 바꿉니다. 세입자가 낸 전세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공공기관 성격의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대신 보관하고 운용하는 방식이에요. 세입자와 집주인, 안정화기구까지 세 주체가 계약을 맺는 3자 구조인 셈입니다. 계약이 끝나면 세입자는 이 기구로부터 전세금을 그대로 돌려받고, 집주인은 그 대신 보관 기간 동안 발생한 운용 수익을 매달 나눠 받는 거예요.

대상 주택은 시세 20억원 이하로 알려졌고, 올해 안에 참여자 모집을 시작해 순차적으로 입주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입자는 왜 53만원만 내나요

이 부분이 가장 헷갈리기 쉬운데요, 세입자가 내는 돈은 전세금 자체가 아니라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이자'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매매가 3억원, 전세보증금 2억원인 주택이 있다고 해볼게요. 원래대로라면 이 집을 월세로 얻을 경우 보증금 1천만원에 매달 74만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안심신탁을 통해 전세로 거주하면, 보증금의 최대 80%인 1억 6천만원을 대출로 마련할 수 있고, 이때 이자 부담이 월 53만원 수준(연 3.97% 기준)이 되는 거예요.

여기에 안심신탁을 이용하면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을 별도로 가입할 필요가 없어서,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까지 아낄 수 있습니다. 결국 월세보다 매달 20만원가량 주거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집주인은 왜 73만원을 받나요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전세금을 직접 손에 쥐고 굴리는 대신, 안정화기구에 맡겨두고 그 운용 수익을 매달 받는 구조예요. 정부는 이 자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투자해 연 4%대 수익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세금 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집주인은 매달 약 73만원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추산이에요. 원래 월세로 놓았을 때 받을 수 있는 74만원과 비교하면 1만원 정도 적지만, 대신 세입자가 월세를 밀리거나 공실이 생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공실이 발생해도 최대 2개월까지는 수익을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해요.

여기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되고, 임대소득세 감면 등 세제 지원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서, 실질적인 수익률 차이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입니다. 참고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집주인이라면 주택연금과 연계해 월 최대 약 120만원까지 받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하니, 조건에 따라 활용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어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제도 취지만 보면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신중한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어요. 무엇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직접 활용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자금 운용의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참여를 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보증금을 분리 관리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한꺼번에 전면 도입할 경우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로 전환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부도 처음부터 전면 시행이 아니라, 참여자를 모집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제도가 자리 잡으려면 집주인이 "월세보다 조금 못 받아도 안정적으로 받는 게 낫다"고 느낄 만한 유인이 충분한지가 관건일 것 같아요. 세제 혜택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확정되는지, 그리고 실제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는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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