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오르는 금리에 코스피는 왜 롤러코스터를 탈까?
지난달 "8월 27일 기준금리, 오를까 동결일까"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는 글을 썼었는데요, 막상 결과가 나오고 나니 예상보다 더 재미있는 그림이 펼쳐졌습니다. 금리는 예상을 깨고 또 올랐는데, 정작 증시는 그 충격보다 훨씬 크게 다른 이유로 출렁였거든요. 오늘은 그 흐름을 정리해봤습니다.
목차
- 8월 27일, 결국 다시 오른 기준금리
- 그런데 왜 증시는 더 크게 흔들렸을까
- 반도체 쏠림이 만든 롤러코스터
-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들
8월 27일, 결국 다시 오른 기준금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지난 7월 3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라, 이른바 '백투백 인상'이 현실이 된 거예요. 금통위가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올린 건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이어진 연속 인상 이후 3년 7개월 만입니다.
시장에서는 사실 이번 결정을 놓고 '매파적 동결'(금리는 유지하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 많았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7명의 금통위원 중 6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반대는 단 1명뿐이었어요. 한국은행은 "국내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성장률 전망치도 함께 상향 조정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 2%대에서 5~6월에는 두 달 연속 3%대까지 올라온 상태였어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출렁인 영향도 컸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취임 이후 줄곧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온 만큼, 이번 결정은 예고된 방향이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왜 증시는 더 크게 흔들렸을까
여기서부터가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보통 "금리 인상 = 증시에 악재"라는 공식을 떠올리기 쉬운데, 8월 한 달 동안 코스피가 보여준 움직임은 이 공식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8월 초에는 하루 만에 17%에 가까운 사상 최대 폭 급등이 나온 다음 날, 곧바로 5% 넘게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어요. 8월 중순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하락 압력이 커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금리 인상이 결정된 27일을 전후해서는 오히려 지수가 크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보다 다른 힘이 시장을 더 세게 움직인 셈이에요.
이 시기 내내 공통으로 나타난 특징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였습니다.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조 단위로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그럼에도 지수 자체는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이 출렁였어요. 팔아치우는 주체가 뚜렷한데도 지수가 정직하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게 이번 8월 장세의 핵심 미스터리였던 셈이죠.
반도체 쏠림이 만든 롤러코스터
이 미스터리를 풀 열쇠는 '누가 팔았는가'에 있었습니다. 8월 초 급락장을 뜯어보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의 9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 두 종목에 집중돼 있었어요. 즉 시장 전체가 흔들린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에 대한 수급이 지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고 있었던 거예요.
반대로 자금은 그 시기 제약·바이오, 로봇 같은 비반도체 업종이나 중소형주로 옮겨갔습니다. 실제로 27일 인상 발표 이후 흐름을 보면, 대형주는 2%대 상승에 그친 반면 중형주는 12%대, 중소형 반도체주는 평균 27%나 급등하는 등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했어요. 반도체 대장주에 쏠렸던 외국인 매도 물량이 조정을 받는 사이, 국내 자금이 저평가된 중소형 종목으로 순환매를 일으킨 결과로 풀이됩니다.
결국 8월 장세를 한 줄로 요약하면, '기준금리'라는 거시적 재료보다 '반도체 쏠림 해소'라는 수급적 재료가 지수 방향을 더 강하게 흔든 한 달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들
이번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격차는 기존 1.00%포인트에서 다소 좁혀졌습니다. 한국은행은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10월로 예정해두고 있어서, 당분간은 3.00%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요. 그 사이 시장의 관심은 금리보다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 방향에 더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금리 오르니까 증시도 떨어지겠지"라고 단순하게 판단하면 실제 흐름과 꽤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같은 지수 안에서도 어떤 종목에 어떤 수급이 몰리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이번 8월이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10월 회의를 앞두고 물가와 성장률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 그리고 반도체 대형주로의 수급이 다시 돌아오는지를 지켜보는 게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댓글
댓글 쓰기